마마마 전력 60분

마마마 전력 60분 20

연성하는 테사츄 2015. 1. 25. 22:55

매운음식






  "마도카, SOS라고 해서 급하게 와봤더니……."

  '음식을 만들고나니 너무 매워서 혼자선 다 못 먹는다'니. 호무라는 급히 달려온 숨을 푹 내쉬었다. 아아, 그것도 이런 밤에, 손해본 게 하나 둘이 아니다. 시계는 밤 9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마도카는 면목이 없어서인지, 매운음식탓인지 혀를 쏙 내밀었다.

  "그치만 호무라 짱도 호무라 짱이야. 이 밤에 바로 달려오다니."

  반 장난으로 불렀던 마도카도 당황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오늘은 부모님과 남동생이 집을 비웠다. 화기애애했던 집이 비는 건 버티기 힘들다. 사야카를 부를까 하던 손은 호무라의 어드레스를 입력하고 있었다. '호무라 쨩, SOS!' 그래도 그렇지, 이 한밤중에 답문도 없이 곧장 오다니. 

  "보나마나 저녁 안 먹었겠지."

  "빵으로 대충……."

  "그럼 안된데도. 혼자 사니까 더 잘 먹어야하는데."

  마도카는 냄비 한가득 만든 그 '매운음식'을 식탁에 텅! 놓았다. 정체는 낙지 볶음. 고추장이며 마늘, 고추까지 부족함 없이 넉넉히 넣어 푸짐해보였다. 올라오는 김이 훅 얼굴을 때렸다. 순간 코끝이 찡해졌지만 동시에 군침 돈 것도 사실이었다. 호무라의 목젖이 꿀꺽이는 것을 본 마도카는 싱긋 웃으며,

  "맛있겠지?"

  마도카가 덫 놓듯 의자까지 잡아 당겨주니, 호무라는 한숨을 쉬면서도 앉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잘 먹을게."

  고봉으로 수북히 쌓아올린 흰쌀밥. 호무라는 이런 식사 대접 받는 것도 참 오랜만이라 생각하며 낙지 다리부터 젓가락을 놀렸다.


  "마도카 너무 맵잖아……."

  "으음, 양념 많이 넣어야 맛있데서."

  둘이서 벌써 물을 2통은 마셨다. 들어간 낙지, 밥보다 물이 더 많을 지경이었다. 살짝 배를 누르기만 해도 물이 역류할 것 같아, 호무라는 가만 숨을 깊이 쉬었다. 그리 먹고도 냄비는 변함 없었다.

  "양도 너무 많아."

  "에, 그런가."

  마도카는 낙지 몸통을 우물거리며 말했다. 

  마도카의 요리 실력이 나쁜 것은 아니다. 맛있지만, 물론 맛은 있지만.

  호무라는 컵 속 찬물에 혀를 삐죽 내밀어 담갔다. 보기 나쁘지만 매운 열을 시키는데에는 그만이었다. 그꼴을 본 마도카는 큭큭 웃었다. 호무라는 부끄러워 급히 물을 삼키다가 체했다. 콜록이는 호무라를, 마도카는 등을 토닥여줬다. '으이구'라고 탄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