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마도] 하고싶어... 문자
호무라의 휴대폰 위에 문자창이 떠있다.「하고 싶어... 마도카.」짧은 두줄의 문자. 교복 와이셔츠만 입고 있다. 그 마저도 앞섶을 헤치고 있어 조금만 더 움직이면 가슴 둔덕이 보일 듯한. 호무라는 그녀의 휴대폰과 같이 침대 위에 버려져있다.
휴대폰은 시간이 지나며 액정빛을 잃는다. 그럼에도 호무라, 몇 시간을 꼼짝도 않고 또렷이 눈을 뜨고 있다. 먼지한톨이 시야에서 사라질 때야 한번 꿈뻑인다. 그 움직임이 인형이다.
호무라는 마도카가 그 문자에 답장해주리라 기대하지 않았다.「응? 무슨 소리야?」. 그런 답문이면 충분했다. 최소한 호무라, 그녀의 말이 무시당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했다.
지잉하는 휴대폰의 울림. 호무라가 벌떡 일어나 하얗게 빛나는 액정을 본다. 「난 아직 좀 더 널 지켜주고 싶은데...」
호무라, 순간 목에 무언가 걸린 듯 따끔거린다. 아니 목이 아니다, 몸이다. 뱃속 깊숙이 남아있던 것이 무언가에 걸려서 툭 끊긴다.
호무라가 누워있던 침대 시트에 붉은 점 하나가 묻어나있다.
"아, 여기선 아직 사귀기만……."
호무라는 천천히 액정을 만지작거린다. 마도카의 걱정스러운 온기가 함께 전송 되어온 듯하다. 액정이 젖어간다. 투박한 울음이다.
마도카가 어떻게 생각할까. 내가 얼마나 천박한 이라고 생각할까.
호무라는 뱃속에 끊긴 붉었던 무언가를 생각한다. 이전 루프에서 마도카가 끊어놓았을 터인 그 무언가를.
"나랑 다시 한번 더 자줘. 마도카."
애석하게도 호무라, 그녀와 사랑을 나눈 마도카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