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사격게임이라고 해도 진짜와 크게 다를 건 없었다. 목표를 센터에 넣고 방아쇠를 탕, 탕. 마법소녀로 변신한 것이 아니라 마음껏 실력발휘할 수는 없었지만 그럭저럭 점수를 냈다. 게임이 끝나고 주인 아저씨가 부들부들 떨며 쿠폰을 준 게 좀 걸리지만, 마법을 쓴 건 아니니까.
마도카가 내 소매를 잡아 끌었다. 응? 하고 돌아보니 3000점에 해당하는 인형을 가리키고 있었다. 의자까지 동원해서 꺼내주니, 바로 제 것이라는 듯 꽉 껴안는 것 아닌가.
"정말 그런 걸로 괜찮겠어?"
마도카는 고개를 끄덕였다. 마도카가 고른 인형은 털많은 까만 개인형였는데, 눈썹이 짙게 강조되어있어 우스꽝스러웠다. 오랫동안 사람 손을 못탄건지 머리 위가 회색먼지로 덮여있었다.
"마도카, 거기에 코 묻지마. 먼지 묻었잖아."
먼지를 털어주려 뺏으려하니, 마도카가 입을 앙 물며 당장이라도 울 것 같은 태세를 했다. 이런 애가 아닌데.
"그럼 이렇게, 멍멍이 머리 털어보자. 탁탁."
자연스럽게 유도. 그런데 마도카는 내가 인형 머리를 탁탁 털어내자 울음보를 터트렸다.
"와아앙, 호무라 쨩이 호무라 쨩을 때렸어어어."
그 인형을 나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짙은 눈썹에 동그란 눈. 혀를 쏙 내민 그 털뭉치가 어딜 나 닮았다는 건지 모르겠다.
마도카와 그 품속에 있는 '호무라'를 쓰다듬었다. 미안, 호무라. 내가 때려서 아팠지? 마도카는 그제서야 울음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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