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무라 쨩, 잠깐! 물에 초콜릿을 넣는 게 아니라 중탕하는 거야!"

  "중탕 이렇게 하는 거 아니에요?"

  퇴원하고 처음 발렌타인을 맞는다는 호무라 짱. 거짓말은 아닌지 모든 게 서툴기 그지 없다. 다행히 초콜릿을 바로 녹이진 않았지만 설마 물 속에 넣어버릴 줄이야. 겨우 형체가 남은 초콜릿 덩어리를 건져낸다.

  "중탕이라는 건 뜨거운 물에 녹이는 거지, 물이랑 섞는 게 아냐."

  나는 준비한 그릇에 초콜릿을 넣고, 물 속에 담근다.

  김으로 호무라 짱의 안경이 뿌얘진다. 호무라 짱은 눈을 빛내며 내가 초콜릿 녹이는 걸 본다. 안경이 저래선 잘 보이지도 않을텐데.

  녹아가는 초콜릿을 나무주걱으로 으깬다. 형체를 잃은 초콜릿은 끈적한 액체가 된다. 장갑을 끼고 초콜릿을 꺼낸다. 그때까지 내 손짓 하나하나에 정신 팔린 호무라 짱의 시선이 조금 무섭다.

  "대단해요. 카나메 양!"

  "그럼 다음은 호무라 짱이 다 해."

  "그, 그런 게 어딨어요."

  호무라 짱이 울먹인다. 귀엽다. 그녀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조금 심술궂어진다.

  "쉬워. 이 짤에 초코를 넣고 틀에 맞춰 짜면 돼."

  호무라 짱은 의기투합해서 조심조심 짤에 잘 녹은 초콜렛을 넣는다. 그냥 긁어 넣기만 하면 되는데. 그릇 손잡이를 잡고 있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힘들어?"

  나는 뒤에 서서 그릇 손잡이를 같이 잡아준다. 호무라 짱은 크게 놀라 들고 있던 짤주머니를 놓친다. 초콜릿이 질퍽하게 바닥에, 그녀의 손바닥에 튄다.

  "있잖아. 나 물어볼게 있었는데."

  초콜릿이 튄 그녀의 손의 목을 삭 잡아들며 귓가에 속삭인다. 이 초콜릿 만들어서 누구 줄 생각이었어? 호무라 짱은 가늘게 카나메 양. 이라고 우는 듯 하다.

  "울지 말고 대답해. 누구?"

  "카나메 양이요."

  나는 그녀의 손을 할짝였다. 이제 먹어버렸으니까 만들 필요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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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성하는 테사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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