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사야] 19금

소설 2015. 2. 17. 23:49

쿄사야











  "오늘은 꽤 춥지, 사야카. 금방 데워줄게."

  물론 사야카는 말이 없다.

  손 안 소울 젬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널 훑는다. 붉은 빛을 받은 몸이 번들번들하다. 실체없는 혀가 널 핥는 것 같아 역겹다. 그 혀가 침으로 너를 겁탈하는 듯 하여. 후에 너의 뽀송뽀송한 팔을 몇 번이고 주물고야 안도한다. 내 손은 이미 식은땀으로 축축하다. 

  가만 누워있는 너, 답답해보이는 교복 앞섭을 푼다. 이러니까 영락없이 자는 꼴이다. 

  무방비한 너. 곱게 감은 눈, 흐트러진 옷무새, 머리칼, 살짝 벌려진 입. 시선은 아래로 내려간다. 또래 아이보다 좋은 발육의 몸. 가늘고 흰 손가락. 단정한 손톱. 왼손 중지손톱의 C자형 무늬. 교복치마 뒤로 뻗은 매끈한 다리. 까만 스타킹. 너의 몸을 정의하는 단어들이 외설적이다. 찌라시 성인 광고에서나 볼 법한. 자신의 표현력이 악스러워 울고 싶어진다. 너를 함부로 표한 내게 벌 내리리. 그러나 감출 수 없는 감정에 숨이 바짝 마른다. 벌 내리리, 벌 내리리. 중얼거린다한들.

  결국 오늘도 참지 못하고 네 위로 올라서 입을 맞춘다.

  네 입 속은 예상 외로 축축하다. 며칠간 물 한 방울 안 마셨는데도 긴장에 바짝 마른 나 따위보다. 네가 내 행동에 반응해줄 리 없는데 이렇게 입을 맞추고 있으면 꼭 네가 살아있는 것 같아서. 

  관계까진 아니었으나 키스를 나눠본 남자는 한둘이 아니었다. 남자들이란 단순한 족속이라 영 귀찮게 굴면 혀 한번 굴려주는 걸로 충분했다. 기분 더럽고 근질근질해서 충동적인 감정이 든 게 한두번이 아니었다. 살인적으로. 그렇지만 사야카, 너와 입을 맞추고 있으면 다른 감정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검붉고, 사나운 기운. 아마 나와 키스를 나눈 사내들이 가졌었을.

  그 감정은 너와 입을 맞추면 맞출수록, 혀를 얽으면 얽을수록 커진다. 부력 있는 몸처럼 감정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 

  "사야카아……."

  제 풀에 지쳐버려 네 목덜미에 폭 파고든다. 부드러운 품. 매일 아침 씻기고 있기 때문에 나쁜 냄새는 없다. 내가 쓰는 것과 같은 바디워시, 샴푸. 킁킁일 때 마다 내 향이 난다. 너에게서는 맑고 푸른 바다 향이 난다. 폐 속 가득 네가 들어온다. 너는 투명하디 투명하다. 코를 타고, 목구멍을 간지럽히다 폐에 자리잡는다. 내가 들이쉬었던 숨이 네 폐에도 들어가면 좋을련만. 나는 의도적으로 네 가슴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거칠게 문지르고 물어뜯는다. 네 아랫도리에 손을 뻗어보면, 슬프게도 본능 탓에 젖어있다. 

  이 행위 자체가 자연스럽지 않은데. 본능적이지 않은데.

  야릇한 기분에 젖는다. 네가 반응해준다는 그 사실이 기쁘다. 잠시 한땀 식히려, 위에서 너를 내려다본다. 너의 볼을 빨갛게 익었고, 풀어젖혀진 가슴은 번들하다. 호텔 밖, 도시의 푸른빛이 우릴 내리쬔다. 너는 새초롬하게 입만 다물고 있다. 그게 더욱 흥분된다. 

  네 가슴에 간사한 혀를 움직인다. 네 젖꼭지는 작고 단단하다. 동전 옆면을 매만지는 느낌. 검지와 중지 사이에 넣고 굴리면 네 등이 들석이는 것 같다. 어설프게 핥는 것보다 손으로 만지는 게 낫다. 

  치마 후크를 푼다. 스타킹에 손댔다 그 매끈함에 말을 잃는다. 아아, 나는 변태였던가. 너를 옆으로 눕히고 다리를 매만진다. 스타킹에 감싸진 열다섯 몸의 부드러움. 

  나도 바지를 벗고 반나체로 너에게 다가선다. 네 앞에서 내 젖가슴을 드러낼 수 없다. 이상한 두려움. 당장이라도 곱게 감긴 그 눈이 확 뜨여 비웃을 것 같은 두려움. 불공평하다만은 겁만은 몸은 쉽사리 위까지 드러내지 못한다. 

 나만이 아니다, 너 역시 젖었다. 너와 몸을 맞추며 새삼 그 질척한 감촉에 놀란다. 네 애액으로 미끈한 검지. 네 헤벌레하게 열린 입 속을 그 손가락으로 휘젓는다. 애액에 비해 말간 침. 아랫니 안 쪽을 집요하게 문지르면 하아, 하는 안타까운 신음이 들린다. 

  나는 너의 그 조그마한 반응 하나하나에 흥분한다. 가끔 흔들리는 호흡이 다지만, 훌륭한 먹잇감. 서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진을 다하는 것, 그것이 사랑이라던 아버지의 말씀. 죄스럽게도 딸인 나는 위에서, 그것도 여자 위에서 몸을 흔들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나는 죄인.

  그리고 결국은 고조의 달한다. 

  숨을 학학 내쉬며 네 품 속에 쓰러진다. 심장소리가 들린다. 팔딱, 팔딱, 팔딱. 꼭 금붕어 튀는 것 같다.    

  "사내새끼랑 자는 것보다 훨씬 낫지. 응?"

  물론 사야카는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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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성하는 테사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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