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마미에게 그건 트라우마 같은 것이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죽어, 죽어'라고 속삭일 수 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어릴적 그녀는 울음이 많았다. 그 이름이 아까울 정도로 한없이 손이 가는 아이였다. 처음 보는 사람 앞에서 마냥 무서워 하고, 자신을 숨길 줄 모르는. 요령이 없는. 그녀는 모르는 사람이 빤히 눈만 보아도 놀라 울음부터 터트리렸다. 마미는 엄마 없이는 아무 곳도 못가는 아이였다. 먼 친척이던 그들은 그 사실을 몰랐다. 그래서 그녀가 '혼자 살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이 무슨 의민지 알 길 없던 것이었다. 

  마미네는 혼자 살기에는 넓었다. 그녀 부모가 남긴 재산이 꽤 되었던 덕이었다. 고등학교 3학년까지 쓸 것을 생각하면 빠듯했겠지만. 이 큰 사치는 마미의 최초 결심이었다. 이따금 나는 그녀의 집 구석, 창가에 엎드려 있곤 했는데, 그녀는 마치 엉겨붙은 듯한 나를 떼어내 침대나 쇼파 위에 앉혀주었다. 내가 멍한 표정으로 그녀를 올려다보면, 그녀는 빙긋 웃으며 먹을거리를 내왔다. 그것이 거의 년단위로 반복되었던 것 같다.

  자립심이란 대단한 것이라, 타인을 두려워하던 마미에게 요령을 익히게 했다. 사람에게 말을 거는 법을, 호감을 갖게하는 표정을 짓는 법을, 부탁하는 법을, 거절하는 법을, 아주 자연스럽고 효과적으로. 모든 것을 혼자해내야 했던 그녀. 그녀는 고슴도치 같은 사람이었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거리감의 인간관계. 

  번듯하게 어른스레 잘 자란 그녀였으나 울음이 많은 것은 변함 없었다. 어둔 밤, 햇님이 사라지고 손끝이 묘하게 차가워지면 그녀는 안을 상대가 없어 침대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나는 멀찍이서, 언제나 엉겨붙어있던 창가에서 그 과정을 전부 보았다. 아무에게도 보여주고 싶지 않았을 자가치유 과정. 꼭꼭 숨어들어간 그녀는 소울 젬만 내놓고 숨을 내뱉기만 했다.

  그 어린 마미에게 혼자 살아남은 것은 트라우마 같은 것이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스스로에게 '죽어, 죽어'라고 속삭일 수 있는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다행히도 너는 우수한 마법소녀였어. 마미. 네 덕분에 또한 우주의 수명이 늘어났으니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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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성하는 테사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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