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마 1

소설 2015. 1. 4. 01:44


  숙소는 기본 4인 1방으로, 호무라, 너와 마도카, 사야카, 쿄코가 한 방을 쓰게 되었다. 운이 좋은 게 아니었다. 4명 중 누군가가, 몰래 이름짝을 바꾼 것이다. 누군지는 다 알았으나 입을 다물었다. 중요한 건 어쭙잖은 부정행위에 대한 정의가 아니라 이 여행을 즐기는 것이었으니. 쿡쿡 웃으며 입을 맞추는 그들은 전형적인 그 또래 계집애였다. 너는 찔려하면서도, 그걸 거스리진 못했다.

  학년이 다른 마미와 나기사는 선물 꼭 사오라며 당부했다. 물론 그런 일따위 새카맣게 잊은 너희는 저녁식사가 끝난 후, 자유시간이 되자마자 각자 둘씩 짝지어 흩어져 놀러다녔다. 자연스럽게 너는 마도카와, 사야카는 쿄코와 짝짓게 되었다. 

  너희의 수학여행지는 물이 유명한 도시. 그곳에는 물이, 분수가 많았다. 밤이 되면 온갖 형형색색 빛깔을 뿜는 분수. 세상 모든 빛을 모아 터트리는 것만 같다. 그 물을 촉촉히 눈에 품은 너. 마도카는 경이로워하는 너를 빙긋 웃으며 본다. 분수를 보는 것보다 널 보는 것이 재밌다는 투다.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듯 하던 너는 마도카의 시선에 볼을 붉혔다. 차마 그만 보라는 말도 못하는 소심한 너는 분수를 본다. 힐끔, 마도카 한번. 힐끔, 분수 한번. 물이 촉촉하던 눈은 당장이라도 부끄러움에 닫힐 것 같다. 

 마도카는 너의 안경을 빼앗는다. 너의 세상은 순식간에 애매모호해진다. 아름답던 물이, 분수가 빛덩어리가 된다. 마도카도 그림자 섞인 빛덩어리가 된다. 겨우 형체만 잡혀 너는 휘적이며 돌려달려며 애원한다. 마도카는 이상하게 심술궂게 군다. 너희 둘은 분수 주변을 마구 뛰어다녔다.

 너희는 통금을 아슬아슬하게 넘기고서야 숙소에 들어섰다. 조금 축축해진 너의 양말과 운동화. 조심한다고 하긴 했는데, 분수 사이사이를 넘나드는 새 젖고 말았다. 너희는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다. 시간을 몇시며, 신발 꼴은 왜 그러냐며. 혼나는데도 자꾸만 웃음이 나왔다. 너희는 그럴 나이였다. 

  종내까지 계속 분수만 보다 돌아왔다. 뭐 그리 물 뿜어져 나오는 것이 좋다고, 어린애도 아니고. 쿄코한테 말하면 그리 핀잔했을거라며 마도카가 웃는다. 그렇지만 너희는 물이 유명한 이 도시에, 곳곳에 참 많은 분수가, 물이 어린애들 마냥 좋았다.

  마도카는 부드러운 문을 열고 들어가, 살금살금 방안으로 들어간다. 너도 뒤따른다. 잘 벗겨지지 않는 신발은 주저 앉아 억지로 비틀어야 발을 빼주었다. 흰 양말까지 뒤집어 벗기자 뛰돌아다닌 충격에 발바닥은 붉게 물들고, 발가락은 축축하게 살이 튼 발이 있었다. 발이 체온에 비해 너무 차서, 그 흰 발가락 사이로 손가락을 깍지 껴본다. 젖어서인지 더럽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쿄코 짱이랑 사야카 짱은 벌써 자고 있네."

  먼저 방에 들어선 마도카가 속닥였다. 너는 이불이 부풀어 있는 침대를 본다. 침대는 더블 침대로 둘씩 놓여있어 자연히 쿄코와 사야카가 서로 엉켜붙어 잠들어 있었다. 쿄코가 살짝 움직이자 이불이 움직이면서, 매끈한 등어리가 허리께까지 들어났다. 깜짝 놀란 너는 저도 모르게 침을 꼴깍 삼킨다. 설마 두 분 벗고 계시는 거……? 당황해서 버둥거리는 너를 마도카가 잡아 이끈다. 깨우면 안되잖아, 라는 듯해서 너는 잡히지 않은 한 손으로 입을 막는다. 그렇지 않으면 저 살결에 놀라 다시 소리 지를 것 같아서. 

  "우리도 씻고 자자."

  마도카는 종시 속삭이며 말했다. 욕실 앞까지 잘만 따라와 도착했건만, 너는 납치당한 사람처럼 놀란다. 전혀 같이 씻을 마음이 없던 너는 당황하여 손을 내뺀다. 같이 안 씻을거야? 그게…… 좀……. 너는 우물우물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말했다.




  "호무라 짱도 빨리 들어와. 진짜 따뜻해."

  "네……." 

  결국 안까지 따라 들어온 너는 한번 물을 등으로 끼얹었다. 따뜻했다. 욕실이니, 자연히 안경을 벗은 너는 사실상 눈에 뵈는 게 없었다. 그 맑은 눈에 보이는 거라곤 성에 낀 것처럼 뿌연 빛덩어리 뿐이라니. 

 마도카는 먼저 탕 안으로 들어가 네가 씻는 모습을 지켜본다. 괜히 너 혼자만 의식하고 있다. 너는 웅크리고 수건으로 감추어 겨우겨우 몸을 씻고, 탕에 들어가려 일어선다. 마도카의 시선에 너는 미리 일러둔다.

  "보, 보지마세요."

  일어선 너의 몸은 안 봐도 알 수 있다. 가슴 한가운데 보기 흉하게 났을 수만자국의 수술흉터. 꼭 살려고, 뭔 짓거리를 해서도 살려고 했던, 더럽게 발버둥친 자국만 같아서 너는 팔을 교차해 가린다. 마도카는 놀란 눈치다. 저런 큰 상처가 있을 줄은. 다른 것도 아니고 여자아이의 몸이다. '너무하다'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마도카는 가만 욕탕에 앉아 널 기다린다. 조금 마음 놓인 너는 후다닥 욕탕으로 들어온다. 탕은 맑지않아 상처가 가려진다.

  마도카는 편안히 앉아 뭉게뭉게 떠오르는 수증기를 물기 어린 눈으로 바라본다. 눈에 뵈는 게 없는 너는 녹빛 탕 속만 본다. 반대편에 앉아있던 마도카가 호무라 곁으로 다가온다. 너는 어렴풋이 움직이는 인기척에 놀라, 옆으로 슬금슬금 달아난다. 그러던 중, 넌 손목을 콱 잡혔다. 마치 마도카가 '어딜'이라고 말하는 듯 해, 너는 다 잡힌 사냥감마냥 움직이질 못한다. 

  "저기, 호무라 짱."

  마도카가 너에게 폭 안겨든다. 갑작스럽다. 장난 치는 줄 알고 조금 거칠게 떼봐도 마도카는 꿈쩍도 않는다. 뭐지 싶어, 너는 분간도 안 가는 눈으로 마도카의 얼굴을 가만 본다. 눈을 아무리 찌푸려도 이렇게 가까이 있는 애 얼굴도 불투명하다.

  마도카는 네 가슴에 손을, 주먹 쥔 손을 묻는다. 물결과 함께 주먹이 네 가슴곁에 다가왔다. 딱 상처부위라 너는 더욱 놀란다. 우연이겠거니 싶어도 무섭다. 혹 마도카가 너를 욕할까. 마도카는 네 상처를 손끝으로 매만지다. 따뜻한 목욕물과 부드러운 마도카의 손길. 숨기고 싶은 네 상처에 닿고 있는 긍정적인 것들. 너는 숨조차 잊는다. 마도카를 밀어낼 수도, 그냥 둘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상황.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리고 싶을정도로 혼란스럽다.

  "아, 어지러워……."

  



  "으음……."

  "쉿."

  마도카가 네 머리를 자기 가슴 속에 파묻게 한다. 폭 파묻힌 너는 단향에 기분 좋아진다. 아까 네가 쓴 바디워시와 같을텐데, 혼자 있을 때는 맡을 수 없었던 단향. 마도카도 너에게서 나는 단향에 숨이 고와진다. 불규칙하게 움직이던 가슴의 고동도 완만해지고, 심장도 잔잔해진다. 지금, 이 시간 그 소리를 듣는 건 너밖에 없다. 심지어 마도카 조차 그 소리를 듣지 못한다. 육체의 안정을 실시간으로 느끼는 건 너뿐인 것이다. 

  너는 그 단향이 아기의 것 같다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니, 동생인 타츠야가 아직 어렸다. 아기 키우는 집은 다 이런 단향이 날까. 

  너는 마도카의 파자마 자락을 쥐어잡는다. 마도카는 네 뒤통수를, 아직 덜 말라 조금 차가운 머리칼을 매만져준다.

"사야카 짱이랑 쿄코 짱, 아직 자니까 너무 소리 내면 안돼."

 너를 가슴으로 안고 있던 마도카도 이불 속으로 내려 들어와 네 뺨에 입을 맞춘다.

 "자기엔 좀 이르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도호무 2015 발렌타인데이  (0) 2015.02.14
[호무마도] 하고싶어... 문자  (0) 2015.02.12
인큐베이터X정신병자 큐베A  (0) 2015.02.11
마도카 아픈소설  (0) 2015.02.10
아이돌 토모에 마미 / 아케미 호무라P  (0) 2015.01.31
Posted by 연성하는 테사츄
,

구름







  "큐베는 꼭 구름 같네."

  마미는 풋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큐베는 영문을 몰라 특유의 유연한 몸을 배배 꼬며, 그게 무슨 소리냐며 물었다.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붓던 마미는 멀찍이 창 밖을 내다 보았다. 유난히 맑은 가을날 하늘. 천고(天高)의 계절답게 구름이 참 멀었다.

  "하얗고 몽실몽실하고."

  "구름은 몽실몽실하지 않잖아?"

  "시각적으로 그렇다는거야."

  낭만없는 큐베의 말에 마미는 찻숟가락으로 그 머리를 탁 쳤다. 뜨거운 물에 담겨있던 나무 숟갈은 적당히 따끈해져 있어, 벌치고는 기분 좋았다. 큐베는 곰곰이 마미의 말을 되씹어보다가 내온 케이크에 입을 댔다. 달달한 자극이, 외계인이긴 하나 소녀들의 취향에 맞춰진 그를 즐겁게 했다.



  "마미. 또 옥상이야?"

  학교 점심시간이었다. 마미는 말없이 쓰게 웃으며 도시락을 열었다. 차가웠지만 누군가와 먹는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식사였다. 큐베는 이따끔 마미가 건네는 달걀말이나, 소세지 따위를 옆에서 줏어먹으며 알짱거렸다. 마미는 그런 큐베가 마냥 귀여워서 후훗하고 웃을 뿐이었다.

  그동안 구름은 느긋하게, 그러나 착실히 흘러갔다. 살짝 바람이라도 불면 멀리 날라가버리는 구름. 마미는 보온병에서 차를 따르고 멍하니 하늘을 보았다.

  "곧 종치겠네. 그럼 나중에 봐."

  큐베는 입가에 묻은 소세지 기름을 할짝거리며 옥상 위, 높이 솟은 탑 위로 올라갔다. 탁탁 뛰어 올라가는 것이 괜히 고양이 같은 몸이 아니라고 말하는 성 싶었다.

  "역시 큐베는 구름같네."





  "큐베……. 가지마. 어딜 가는 거야?"

  "마미, 너는 매우 우수한 마법소녀였어."

  마미는 골목 바닥에 엎어져 큐베를 부른다. 어두운 골목은 아무도 없고, 그리프시드를 기대했던 마미의 손 안에는 엉망진창으로 망가진 자신의 소울 젬만 있었다. 이미 배에 큰 구멍이 뚫려서 당장이라도 내장이 흐를 것 같다.

  큐베는 가만 앉아, 마미를 지켜볼뿐. 왜 과거형으로 말하는 거야? 지금 나는 우수한 마법소녀가 아닌거야? 마미는 묻고 싶었으나, 토해져 올라오는 핏덩어리들이 말문을 틀어막는다. 큐베의 큰 꼬리가 대답하듯 흔들린다.

  "마미 사랑해."

  깜짝 놀란 마미가 힘겹게 고개만 들어 큐베를 본다. 감정 없을 그, 싱긋 웃고 있다. 마미도 웃어보이며 말을 내뱉는다.

  "응. 나도. 큐베 사랑해."

  "우주를 위해, 미타키하라를 위해 힘써줘서 고마워."

 큐베는 마미의 소울 젬을 한번 할짝였다. 그, 살짝 단맛이 난다고 생각한다. 이미 부숴질 때로 부숴진 소울 젬은 큐베의 혀를 상처입혀 피를 낸다. 큐베는 유리조각을 핥은 것과 별반 다를 것 없으나 눈 하나 깜짝 하지 않는다. 다만 심각한 손상에 곧 마녀가 되겠구나하고 생각할 따름이었다. 얼른 몸을 피해야지. 큐베는 날랜 몸으로 막다른 골목의 담을 넘어간다.

  "아, 큐베."

  큐베는 빙글 목만 돌아보았다. 언제나 동그랗던 붉은 눈이 이상하게 일그러진 것 같아, 비웃는 것 같아 마미는 눈을 감아버리고 말했다.

  "역시 큐베는 꼭 구름 같아."  

  구름은 쉽게 떠나갔다.

'마마마 전력 60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마마 전력 60분 13  (0) 2015.01.06
마마마 전력 60분 12  (0) 2015.01.05
마마마 전력 60분 10  (0) 2015.01.02
마마마 전력 60분 9  (0) 2015.01.01
마마마 전력 60분 8  (0) 2014.12.31
Posted by 연성하는 테사츄
,
돌멩이





  "돌멩이 스프라는 동화를 알고 있어요? 한 나그네가 마을 사람들에게서 식재료를 조금씩 얻어내 맛있는 스프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말예요. 모두의 힘으로 완성된 스프는 아무도 불평 없이 맛있게 먹었을 거예요. 설령 그것이 진짜 마법이 아니더라도 마을 사람들이 원한 건 맛있는 스프였을 테니까요. 모두가 힘을 합쳐 뭔가를 이뤄낸다는 건, 멋진 일이지요. 그 결과가 맛있기까지 하면 더할나위 없구요. 이 동화에서 '거짓말! 이건 마법이 아냐! 모두 속고 있어.'라고 말할 당찬 소녀는 필요 없죠?"

  나기사는 거기까지 말하고, '필요 없어요.'라고 자기 질문에 답했다. 호무라는 어리둥절했다. 이 아이가 뭘 말하려는지 알 수 없었다. 다짜고짜 불려나와서 듣는 것이 기억도 안 나는 어린시절 읽었을 법한 동화얘기라니. 

  호무라에게 나기사는 사야카나 마도카에는 덜한 경계 대상이었다. 순위를 붙이면 좀 떨어지는 존재였다. 어린 것도 어린 것이나, 이미 이 세상에 잘 스며들어있었다. 나기사는 마법소녀로서의 재능도 보이지 않았다. 기억을 갖고 있었고 마법소녀인 사야카나, 원환의 이치의 중심인 마도카에 비하면 한결 위험이 덜했다. 호무라가 생전의 나기사를 잘 모르는 것도 사실 한 몫 했다. 이 아이를 어떻게 다루면 좋을지 호무라는 몰랐다.

  호무라에게는 낯설기만 한 이 아이가, 대뜸 말을 걸었다. 호무라 언니랑만 얘길 나누고 싶은 거예요. 초면은 아닌 것이 이미 마미를 통해 더듬더듬 얼굴을 익힌 상태였다. 그러나 나기사가 호무라만 불러 얘기를 나눌 정도로 친한 건 아니었다. 마미가 무슨 일이냐 물어도, 호무라가 되묻고 싶은 심정일 지경이었다. 대체 무슨 일인데?

  나기사는 호무라보다 몇 발 앞서 길을 걸었다. 미타키하라 시의 변두리를 쭉 돌고 있는 산책길. 강둑도 끼고 있어 아름다운 경치로 낮에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해는 이미 졌고, 날이 춥다. 가로등 빛만 서슬한 이런 곳을 산책하는 사람은 없었다. 나기사는 좀 얇은 옷차림이었지만 추운 기색은 없어보였다. 나기사는 이곳저곳 뛰어다니며 돌멩이를 주워담았다. 나기사의 치마 앞자락엔 돌멩이의 산이 작게 만들어졌다. 활기찬 모습이 사내애 같았다. 나기사가 어린 것은 사실이나, 저렇게 해맑게 돌아다니니 더 어리게만 보였다. 나기사가 줍는 건 모 없는 조약돌이었다. 길가에 있는 것만 줍던 나기사는 아예 강둑을 내려가 강가 근처를 헤집어 다녔다. 호무라는 내려갈 생각은 못하고 위에서 내려간 나기사가 돌아다니는 걸 보기만 했다.

  나기사는 과거 어머니를 위해 계약 했다, 고 호무라는 알고 있었다. 마도카와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사람이 아프면 곤란하다. 미키 사야카의 경우처럼 폭주할지도 모르는 일. 그래서 호무라는 가지 치듯 그 권능으로 마도카와 관련 있을 사람들에게서 '병'이라는 인과를 지워버렸다. 필연히 나기사도 계약하지 않았다. 오랜기간 어머니의 사랑이 고파져 마법소녀로서의 재능을 키웠던 나기사다. 정상적인 아이가 된 이상, 마법소녀로서의 재능은 없었다.

  그런 나기사가 호무라에게 대뜸 돌을 던져댔다. 아까부터 주워모으던 돌을 호무라를 향해서 힘껏 던지기 시작했다. 장난이 아니었다. 하나둘, 호무라의 발가에 닿던 돌이, 호무라의 가슴에, 팔에, 다리에 맞기 시작했다. 이윽고 그게 머리까지 날라왔을 때 호무라는 참지 못하고 벌떡 일어서 물었다.

  "무슨 짓이야."

  나기사는 히죽 웃었다. 나기사의 그 웃음이 마녀의 것을 닮아, 호무라는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거짓말! 모두가 속고 있어!"

  나기사는 몇 차례 더 돌을 던졌다. 힘이 실린 돌들이 호무라의 몸을 보랏빛으로 물들였다. 우드득하고 호무라 등에서 뭔가가 솟아 올랐다. 괴기하다고 밖에 표현 못할 검은 날개. 

  "그치만 이건 진짜 마법이에요. 그죠? 호무라."

  호무라의 눈이 불타올랐다. 나기사는 치마자락에 있던 돌을 후드득 다 떨어트리고, 빈손을 탁탁 털어냈다. 더이상 돌을 던질 생각은 없다는 듯이.

  "처음엔 제가 미친 건줄 알았어요. 그렇지만……."

  나기사는 힐끔 호무라를 보았다. 어둠 속에 가려 잘 보이진 않았으나 그 뒤로 확실히 커다란 뭔가가 당장이라도 퍼덕거릴 듯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동화에서 '거짓말! 이건 마법이 아냐! 모두 속고 있어.'라고 말할 당찬 소녀는 필요 없죠? 그렇지만 이건 동화도 아니고, 진짜 마법이에요."

  킥킥 웃는 나기사의 얼굴도 괴기하다. 소녀의 얼굴이 유난히 하얗고, 눈이 땡그랗다. 호무라는 그 광대같은 단순한 얼굴을 알고 있었다.

  "모모에 나기사. 아니, 샤를로테. 너는 어쩔 셈이지?"

  "나기사는 호무라가 결계에서 멱살 붙잡은 거에 아직도 치가 떨리는 거예요."

  나기사는 근처에 있던 돌멩이를 콰직 밟아 으스러트렸다.



  

'마마마 전력 60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마마 전력 60분 12  (0) 2015.01.05
마마마 전력 60분 11  (0) 2015.01.03
마마마 전력 60분 9  (0) 2015.01.01
마마마 전력 60분 8  (0) 2014.12.31
마마마 전력 60분 7  (0) 2014.12.30
Posted by 연성하는 테사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