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후배들의 노랫소리가 식장에 울렸다. 예행연습만 3번. 사실상 4번째 졸업식.
그런다고 그 감동이 덜해지는 것은 또 아니었다. 3년간 다닌 학교를, 3년간 입은 교복을, 3년간 쌓인 추억을 내려 놓고 간다는 실감. 많은 아이들이 청승맞게도 울었다. 히끅히끅 소리 죽여. 졸업식은 조용할 틈이 없었다.
나는 그 식장의 분위기가, 쓸데없이 엄숙하게 만드는 그 분위기가 거슬려서 나왔다. 아무도 제제하지 않는다.
교실로 갔다. 3학년 교실이 아니라 2학년 교실로. 비어있었다. 이미 종업식을 치뤄 깨끗하고 호젓했다. 나는 한 구석의 책상을 꺼냈다. 책상 위를 훑었다. 먼지가 묻어났다. 거기에 앉은 아이의 이름은 ' '이었다. 이미 종업했을 그 아이. 나는 이전, 그 자리에 앉았던 아이를 불렀다.
"마도카."
무언가 바뀌는 건 없었다. 그 쓸쓸한 소리울림이 가슴을 건들이기만 했다.
"졸업식이야. 오늘은 미타키하라 중학교 0기 졸업식이야."
나는 너의 동복 차림새를 본적이 없었다. 내 기억 속 너는 언제나 하복이었다. 너가 두터운 겨울 옷을 입고, 입김 내는 모습을 본 적 없었다. 나는 그게 무엇보다 보고 싶었다.
졸업식의 마지막을 울리는 종소리. 교내를 울리는 그 낯익은 멜로디와 함께 나는 너에 대한 유일한 추억이 있는 곳을 졸업해야만 했다.
'마마마 전력 60분'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마마 전력 60분 29 (0) | 2015.03.04 |
---|---|
마마마 전력 60분 28 (0) | 2015.02.16 |
마마마 전력 60분 26 (0) | 2015.02.13 |
마마마 전력 60분 25 (0) | 2015.02.10 |
마마마 전력 60분 25- 비공 (0) | 2015.02.08 |